어린왕자가 들려준 냅스터 이야기 (2)
사이버법률 컬럼니스트 법무관: 윤웅기
인터넷 특히 P2P의 의의는 현재의 저작물속에 자취를 감춰간 의사소통적 기능 다시말해 저작물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 헌법상 언론의 자유기능을 복원했다는 것이다. 이 점을 놓치고 냅스터를 상품 저작물의 다운로드 기계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그 수백만 의사소통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와 냅스터 채팅 버튼은 이번 판결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MP3에 열광하는 네티즌들은 더이상 음악을 상품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서비스로 인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P2P기술이 파일공유외에 지식관리시스템(Enwiz, Synap)이나 협력작업의 도구(Groove), 그리고 벼룩시장(Open4u)과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일 것이다.
* 어린왕자 : 시장에서 팔리는 수많은 장미꽃들에게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비었어", "누가 너희들을 위해 죽을 수 없을 테니까. 나의 꽃은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은 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송이가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 소중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고 귀기울여 주었고 대화나누었기 때문이지" "나는 나의 장미꽃을 돌보기 위해 별로 되돌아 가겠어"
[MS 소송과 냅스터 소송]
이번에는 아티스트의 측면에서 냅스터를 보자. 냅스터이전에는 유통망의 진입비용이 너무 커서 대형 음반사에 속해 자신의 저작권을 음반사에 팔아 생활을 하는 구조였다면, 냅스터의 등장으로 이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과 신규 아티스트들은 대형음반사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하드드라이브를 통해 자신의 곡을 알리고 팬과 채팅하며 콘서트를 여는 것이 가능해졌다.
1심 판결과 달리 이번 제9항소법원이 냅스터의 폐쇄를 바로 막지 못하고 원고로부터 지적받은 음악파일의 접근을 제한하라고 판시한 것도 GNU정신처럼 자신의 곡을 기꺼이 냅스터에 올리는 데 동의한 이들 신세대 아티스트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비록 냅스터내 파일 점유율이 30%가 안되지만 이 부분은 현행 저작권법상으로도 100% 적법한지라 냅스터를 막아주는 방패가 된 것이다.
냅스터를 저작권법의 창으로 사형시킨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되면 구시장의 음반사들이 집단적 힘을 이용해 이들 아티스트 보러 새로운 시장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광대한 시장점유율을 가진 윈도우 운영체제에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아 신흥 네비게이터를 고사시킨 것이 법무부로부터 공정거래법위반으로 제소되어 독점이라 판결받은 것을 기억하는가? 만일 그것이 법의 정신이라면, 음반시장 세대에 만들어진 저작권법 시스템에다가 자기 음반만을 끼워 팔아 신흥 냅스터 시장을 고사시키려 하는 지금의 냅스터 사건을 과연 법정에서 다루는 것은 공정한 것일까?
지금 제9항소법원판사들이 갖고 있는 법전에는 냅스터를 이용하고 참여한 세대의 의사는 올곳이 반영되지 않았다(이는 그들 냅스터 세대의 다수가 선거권이 없거나 있어도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낀 젊은 층인 것이 한 이유일 것이다). 법전은 과거로부터의 지식은 담겨 있을 지언정 미래를 향한 지혜를 알려주진 못한다.
그렇기에 저작권법을 문자대로 해석하여서는 안되고 헌법과 양심에 기초하여 그리고 지적소유권뿐만 아니라 지적소통권의 균형을 추구하며 새로운 기술을 장려하여 사람들의 공동복지를 증진시킨다는 지적재산권의 참 정신을 갖고서 냅스터를 바라 보아야 한다. 거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번 항소법원 판결은 1심과 달리 즉각적인 냅스터의 폐쇄를 명하진 않고 시간을 주었으나 여전히 부족한 시간이다. 냅스터측 변호인은 계속해서 법정 소송을 구함과 동시에 의회에 법 개정을 위한 청원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구 음반세대에 터잡은 의회가 냅스터 문제를 잘 해결할 묘책을 내놓을 지는 회의적이다.
결국 사건의 해법은 법원이나 의회가 아니라 원 피고측 그리고 네티즌들의 자세에 달려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 기존 기술에 젖어 있던 측은 늘상 소송으로 이를 막으려 했으나 역사는 그런 시도가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바 있다. 여우는 황새를 잡아먹지 않아야 하고 또 황새는 여우를 놀리지 않아야 한다.그 둘은 지금까지 호리병과 접시로 서로를 아프게 했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법인데...
* 어린왕자: "우린 우리가 길들이는 것만을 알 수 있는 거란다" "친구를 파는 가게는 없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친구가 없는거지.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길들임이 있어야 해" "그러기 위해선 참을성이 있어야 해", "우선 서로 좀 멀어져서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꺼야". 넌 아무말도 하지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앉을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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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성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