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호기이다!' (勿失好機)
금융 위기를 계기로 요즈음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 빚을 우리 돈인 줄로 알고 신중함 없이 쓰고 살다가 외국 빚쟁이들이 이 나라 못 믿겠다고 빚을 챙겨 떠나니까 나라가 휘청거리고 그 여파로 온 사회에 몸살이 만연한 것이다. 이러한 몸살은 우리 기독교계에도 전염이 되고 있다. 교회에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몇 년 전부터 들려오고 있던 터에 요즈음은 교인들 중에도 실업자가 생겨 교회 재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선교 분야도 환율 문제로 상당수의 선교사들이 귀국할 걱이라는 전망들을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기독교는 어떤 처신을 해야 할 것인가? 세상 사람들처럼 절망하여 몸살을 앓고 있어야 할 것인가? 아니다. 믿는 자에게 절망은 없다. 믿는 자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사 43:2). 믿는 자에게는 어떤 어려운 상황도 합력(合力)하여 선(善)이 된다(롬 8:28). 이번의 위기를 우리 교계가 다음의 두 가지를 이루는 기회로 이용한다면 우리에게 있어 위기는 호기가 될 것이다.
첫째로, 우리는 이 위기를 내적(內的)으로 기독교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개혁은 회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가 이 사회에 근검절약의 본(本)이 되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했고, 이 사회에 올바른 가치관을 제공하며 영향을 주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의 영향을 받아온 것을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는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제거해야 할 거품에는 실용성보다는 사치성에 비중을 두고 많은 돈을 들이면서도 복음 전파의 역효과만 내는 건축거품, 교회가 교인 수를 발표할 때, 또는 기독교 기관이 주최한 집회의 참석 인원을 발표할 때 집어넣는 숫자거품, 처음에는 어떤 목적을 위해 행사를 가졌는데 그것을 되풀이하다 보니까 당초의 목적은 퇴색되고 행사 자체가 목적이 되어 그 행사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처럼 보이는 행사거품 등이 있다. 이러한 거품은 세상을 본받아 생긴 것일 뿐이다. 세상을 본받는 한 세상을 개혁시킬 수 없다. 우리는 이 세상을 본받아서는 안된다(롬 12:2).
거품을 제거하면서 교회나 선교 기관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성경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성경에서 원리를 찾아 그것을 의식화하고 삶에 적용하는 성경적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세상에 머물게 되고, 세상에 머물면 세상을 배우고 본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는 기독교의 어떤 개혁도 성공하지 못한다. 지금이 회개하고 거품을 제거하면서 성경으로 돌아갈 좋은 기회이다. 물실호기(勿失好機)! 이번 기회를 잃으면 기독교 개혁 운동은 영영 물거품이 되고 말지도 모른다.
둘째로, 우리는 이 위기를 외적(外的)인 면에서 복음전파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위기 앞에서 약해진다. 땅위에 있을 때는 거들떠도 안보던 지푸라기를 물에 빠지면 잡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인간이다. 위기 속에서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믿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고, 예수님을 믿는 자에게는 어떠한 악재도 이익을 낳는 투자재가 된다는 것을 전해주어야 한다. 지푸라기를 잡으려는 사람에게 튼튼한 동아줄을 던져 주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이 절망 속에 빠진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물실호기(勿失好機)! 이 사회가 다시 배불러지기 전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한다.
문원욱 목사 / 서울대와 달라스신학교, 트리니티신학교(선교학 박사)
- 문원욱 목사 (한국 대학생 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