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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유행
이런 비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읍니다.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이 일류 신사가 되고 싶어서 어느 영화에서 본 영국 신사가 쓰는 모자를 고물상에 가서 구해 가지고 썼읍니다. 그렇지만 그는 고무신을 신고 있읍니다. 또 신사들이 멋진 양복을 입고 다니기에 어디에 가서 헌 양복 한 벌을 사서 입었읍니다. 그러고 보니까 어떤 사람은 조끼를 입고 다니기에 자기도 조끼 하나를 사서 입었읍니다. 서로 잘 맞지 않는 것을 입었읍니다. 또 다른 사람을 보니까 넥타이를 하고 다닙니다. 그래서 넥타이도 사서 매었읍니다. 또 보니까 모두 안경을 쓰고 다니기에 아무 안경이나 사서 썼읍니다. 또 서부 영화를 보니까 작업복 같은 바지를 입고 다니기에 작업복 바지 같은 것 하나를 사서 입었읍니다. 모두 다 괴상한 것만 입고 다닙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신사라고 근사하게 버스도 타고 다니고 영국 신사처럼 지팡이도 들고 다닙니다. 누가 보아도 신사가 아닌 사람이 신사처럼 하고 다닙니다. 이와 같이 현대인들은 우리에게 맞지도 않는 여기저기에서 유행하는 사상을 조금씩 가져다가 자기의 지식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언젠가 부끄러워지면 다 내버릴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다니는 것이 지식의 유행이라는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지식은 의식의 시녀라고 했읍니다. 지식은 의지가 강한 사람의 사무원 노룻밖 에는 못합니다. 지식도 내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지고 갈 것도 못 됩니다. (고전 13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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